“택배차는 지하로만”…출입 막히자 손수레 끄는 택배 노동자들_유벤투스 강등 베팅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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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가 입주민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라는 건데, 대부분 택배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택배노동자들이 물건을 일일이 손수레에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리포트]

5천 세대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 입구에 택배 상자 수천 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이 주민들에게 직접 택배를 찾아가 달라며 분주하게 전화를 겁니다.

[택배 노동자/지난 1일/음성변조 : "괴로워요, 지금. 물건 분실되면 저희가 다 책임져야 하는데…."]

아파트 측이 입주민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들어오는걸 막았기 때문입니다.

닷새가 지나 상황이 어떤지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첫날처럼 입구에 상자를 쌓아놓는 대신, 물건을 손수레에 담아 옮깁니다.

비가 오면 상자가 다 젖고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어쩔 수 없이 직접 배송에 나선 겁니다.

[택배 노동자/음성변조 : "(얼마나 더 걸리는 거예요?) 한 동 갔다 다시 오고 한 동 갔다 다시 오고…. 어마어마하게 많이 걸어야 해요. 저 어제 2만 보 찍었다니까요."]

아파트 측은 여전히 택배 차량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배송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 택배가 실린 트럭입니다.

높이가 제 키를 훌쩍 넘는 2.5m인데,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는 이보다 낮아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

택배 차량 대부분은 이보다 더 높지만, 주민들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차를 바꾸라고 요구합니다.

[택배 노동자/음성변조 : "(저상차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들어요?) 3백만 원이요. 다 사비 들여서 하죠. 누가 돈 내줘요?"]

일부 주민들은 불편을 이유로 택배를 반품하거나 택배 노동자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1년간 유예기간을 줬어요. 이 사람들 (힘든 척) 시늉 하는 거죠."]

택배 노동자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할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강민욱/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 : "진입을 허용하되 차량 이동 속도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거나 택배 물품 보관소 같은 스폿(거점)을 여러 군데 만들어서…."]

택배노조는 아파트의 택배 차량 출입 거부 사례를 전수 조사한 뒤 모레 이 아파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근희